나이키 NFT는 성공했는데, 포르셰 NFT는 실패… 왜?
올 초 명품 자동차 브랜드 포르쉐가 NFT(대체 불가능 토큰)를 발행했다가 불과 3일 만에 판매를 중단하는 일이 있었다. 7500개 중 2363개를 파는 데 그쳤고, 이 때문에 NFT 거래 시장인 오픈시에는 포르쉐 NFT를 조롱하는 ‘푸어쉐(Poorche)’까지 등장했다. 코인업계 관계자는 “NFT 시장이 혹한기에 들어섰지만 유명 브랜드나 아티스트, 연예인의 NFT는 여전히 인기리에 거래가 되고 있는 만큼, 포르쉐 NFT의 실패는 이례적”이라고 했다.
포르쉐는 왜 실패했을까? 발행 초기 가격이 0.911이더리움(당시 기준 약 180만원)으로 고가였는데도 요즘 NFT 홀더(보유자)들이 중시하는 ‘NFT 커뮤니티’를 제대로 육성하지 않은 게 가장 치명적 실수로 꼽힌다. 전문 매체인 코인데스크는 “NFT의 커뮤니티와 멤버십 기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NFT가 투자 수단보다는 브랜드와 소비자, 그리고 팬들 간에 소통과 결속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는데 이 점을 간과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포르쉐는 음성 채팅 플랫폼인 디스코드에 자사 NFT 홀더를 위한 채널과 트위터 계정을 만들기만 했고 실제로 활성화시키지 않았다. 홀더들을 위한 이벤트나 혜택도 거의 없었다. 다른 NFT 프로젝트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과 대조적이었다.
NFT의 대표적 성공 사례인 나이키의 경우, 자사 NFT를 운동화나 후드티과 같은 현물 상품과 연계하고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커뮤니티와 팬덤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운동화 NFT를 구매하면 비슷하게 생긴 실물 운동화를 보내주고, 나이키가 제공하는 AR 필터로 발을 찍으면 NFT 운동화가 신겨 있는 것처럼 찍히도록 했다. 나이키는 NFT 사업으로 지금까지 12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국내에선 롯데홈쇼핑·신세계백화점 등 유통업계부터 모빌리티업계(현대차), 금융업계(하나카드)까지 브랜드 팬덤을 구축하기 위해 NFT 커뮤니티를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국내 유명 NFT 프로젝트인 메타콩즈와 협업해 30개의 특별판 NFT를 판매한 데 이어 ‘아이오닉6 NFT’를 선보였다. 현대차는 NFT 홀더들이 전용 디지털 공간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하고, 아이오닉6와 관련한 디지털과 실물 아이템을 제공했다. 현대차 NFT의 공식 디스코드 멤버 수는 약 10만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