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자산 투심 회복에도… 매출 ‘0원’ 거래소만 10곳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양극화가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46% 늘었지만 사업자의 절반은 자본잠식 상태로 집계됐다. 가상자산 이용자도 감소세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상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6개 거래업자(거래소)와 9개 지갑·보관업자 등 35개 신고 사업자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했다.
■국내 가상자산 시총, 46% 상승
조사 결과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6월 말 기준 28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말(19조4000억원) 대비 46% 늘었다.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오르고 투자심리가 회복된 덕분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말 1만6547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81% 상승한 3만441달러까지 올랐다.
가상자산 시장 회복세는 원화마켓이 주도했다. 전체 시총 가운데 원화마켓이 27조9000억원으로 97% 급증한 반면, 코인마켓은 3% 늘어난 5000억원에 그쳤다. 다만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시장 침체기)’ 이전인 2021년 말(55조2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위축된 상태다.
가격 변동성도 높다. 상반기 가격변동성(MDD·최고점 대비 가격하락률)은 62%를 기록했다.
■거래소 10곳은 수수료 매출 없어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양극화는 더 심해졌다. 35개 사업자들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2273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82% 증가했다. 26개 가상자산 거래업자의 상반기 매출액은 5752억원으로 1% 감소했다.
가상자산을 원화로 거래하는 원화마켓과 가상자산으로 거래하는 코인마켓의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두 시장 사업자의 영업이익은 각각 2598억원, -325억원으로 집계됐다.
원화마켓 영업이익도 주요 거래업자 두 곳의 영업이익이 3331억원이고, 나머지는 대부분 적자다. 코인마켓의 경우 사업자 10곳은 거래 수수료 매출이 전혀 없고, 18곳은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26개 거래업자의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2조9000억원으로, 거의 원화마켓에서 발생했다. 코인마켓의 거래금액은 하루 평균 1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가상자산 지갑 및 보관 사업자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8억원, 3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48%, 71% 줄었다.
■상장·상폐 늘고… 이용자는 줄었다
국내 거래소에서 유통되고 있는 가상자산은 622종(중복 제외)으로 지난해 말 대비 3종이 줄었다. 366종은 국내 거래소 1곳에서만 거래되는 단독상장 가상자산이었고, 이 가운데 절반(183종)은 한국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또는 국내 사업자에서 주로 거래(80% 이상)되는 이른바 ‘김치코인’이었다.
금융위는 “단독상장 가상자산 중 34%는 시총 1억원 이하로, 급격한 가격변동과 유동성 부족 등 시장 위험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반기 신규 거래지원(상장) 가상자산은 169건, 상장폐지(거래지원 종료)된 가상자산은 115건이었다.
고객 확인 의무를 완료한 실제 이용자 수는 606만명으로 지난해 말 대비 3%(21만명) 감소했다. 30대 이용자가 30%, 40대 이용자가 29%로 가장 많았다. 100만원 미만 자산 보유자 비중이 73%나 되는 반면, 1억원 이상 보유자는 4만4000명(0.7%)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