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부자들 놀이터됐다”…돌아오지 않는 개미들
비트코인이 최근 연고점을 경신했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좀처럼 암호화폐 시장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미 폭락 장을 여러 차례 경험한 개인 투자자 입장에선 투자 위험성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부자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가격이 1년 전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FTX 파산 당시 1만6000달러에서 최근 3만5000달러를 돌파하며 두배 넘게 급등했지만, 개인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선뜻 돌아오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에 따르면 미국 전체 암호화폐 거래량에서 개인 투자자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반기 33%에서 하반기 35%로 2%p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 세계적으로는 같은 기간 개인 거래 비중은 8%에서 9%로 1%p 증가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연고점을 찍고 다섯 번째 강세장이 시작됐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셈이다.
이런 추세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로 활동했던 주말 거래량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인 베로데이터의 프레더릭 콜린스 최고경영자(CEO)는 “과거에는 주말과 주중 거래량이 비슷했지만, 최근에 평일 거래량이 주말보다 평균 50% 정도 더 많다”고 말했다. 평일 거래량이 늘어났다는 건 전문 투자자들이 많다는 의미다.
암호화폐로 그동안 많은 돈을 잃었던 개인 투자자들은 다시 암호화폐 시장으로 돌아오기엔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분석이다. 한때 암호화폐로 큰 손실을 보고 투자를 접었던 팀 반 덴버그는 “처음에는 은행 시스템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암호화폐에 투자를 시작했지만, 지금은 부자들이 많은 돈을 움직이고 있을 뿐”이라며 “미국 주식 시장이 문을 닫으면 암호화폐 가격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 트레이더인 피터 토는 “암호화폐로 돈을 번 수백만 명의 사람들 때문에 많은 사람이 암호화폐로 돈을 버는 게 쉽다고 생각하고 투자에 뛰어든다”며 “하지만 그들은 의도했던 것보다 더 큰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그만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