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로 투표도…환영하는 게임사
블록체인 기술 활용 분야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콘서트 티켓에 활용되는 것뿐만 아니라 투표 등 금융, 문화, 유통 등에도 적용되고 있다. 일찍이 블록체인 기술을 연구⋅적용해왔던 게임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22일 위메이드 커뮤니티 플랫폼 ‘위퍼블릭(Wepublic)’을 활용해 한동대학교(한동대) 총학생회 선거가 진행됐다. 지난 20일 학생들은 위퍼블릭 월렛을 통해 신원 인증을 한 뒤, 투표 페이지서 원하는 후보 선택하는 방식으로 선거에 참여했다.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이 투명하게 거래되고 누구나 열람 가능하다. 또 개별적으로 만들어 공유하지 않으면 확인이 어려운 기존 데이터 특성과 달리, 여러 대 컴퓨터에 복제해 저장한다. 그런 만큼 투명성⋅공정성⋅신뢰성을 보장하는 기술로 평가된다.
선거에 활용할 수 있는 이유 역시 위⋅변조가 어렵다는 블록체인 특성 덕분이다. 한동대 총학 선거에서도 DID(탈중앙화 신원증명) 기술이 적용돼 대리 투표 가능성이 차단됐다.
기존 가격보다 몇 배에서 몇 십배 정도 비밀리에 파는 ‘암표’에 골머리 앓는 문화계에서도 주목 받는 기술이다. 가수 장범준은 약 2년 만에 여는 콘서트 표가 암표 거래로 이어지자 공연 취소 후, NFT(대체불가능토큰) 티켓을 발행했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을 소유하고 있는 이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있다.
컴투스홀딩스 자회사 컴투스플랫폼도 ‘후뢰시맨’ 주연 배우 팬미팅 예매에 NFT를 활용한다. 시리얼 넘버가 각인된 실물티켓과 일대일로 매칭해 구매자 본인만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는 티켓 위변조를 막고, 암표 판매를 예방해 올바른 공연 문화를 이끌 수 있다는 점이 작용했다. NFT 소유자를 위한 굿즈 등 다양한 유틸리티 혜택 제공도 이뤄지고 있다.
금융 분야뿐만 아니라 유통⋅물류 서비스에도 활용 가능성이 커 주목받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을 활용해 제품 생산물을 보증하거나 유통·물류 과정 관리, 판매 이후 중고품 이력 추적 등 제품관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게임업계는 블록체인 기술 활용 범위가 확장되는 걸 반기는 분위기다. 협업 분야가 다양하고 이를 통해 게임사가 구축한 메인넷에 이용자를 끌어올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협업을 통해 외연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게임사 자체 생태계를 키울 수 있다”며 “블록체인 기술력이 확충돼있고 다른 업계보다 빠르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에 적용이 더 수월했던 거 같다”고 분석했다.
지난 18일부터 미국 센프란시스코에서 진행 중인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도 국내 게임사들은 ‘K-블록체인’을 알리기 위해 집중하고 있다.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는 넥슨 자회사 넥슨유니버스는 MMORPG와 현실 경제 접목을 주제로 세션 발표를 했다. 위메이드 역시 블록체인을 활용해 게임을 만드는 방법 등 관련 세션 5개를 운영했다.
숙제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가 개발 초입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생 기술이다보니 블록체인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면서 “블록체인을 정의하는 것도 서로 다른 상황이라 긍정적인 인식을 형성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