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다보는 메타버스 시장…LG유플러스 1년 성적표는
# “새로운 세대는 기존 세대와 다르게 3D에 친숙하다. 기술 발전에 따라 더욱 실감 나고 몰입감 있는 서비스를 원한다. 무수히 많은 시도와 오류, 학습, 과제 등을 반복하며 방향성을 찾아나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타겟층을 면밀하게 분석해 고객의 생활을 바꿀 수 있는 방향을 찾아갈 것이다”
지난해 6월 LG유플러스는 세대별 특화된 메타버스를 선보이며 이같은 포부를 밝혔다. 연령별 맞춤 메타버스 시장 공략을 선언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어떨까.
23일 기준, LG유플러스는 ‘키즈토피아’와 ‘픽키즈’, ‘유버스’ 등 3가지 메타버스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키즈토피아와 픽키즈는 어린이 특화 서비스다. 유버스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어린이용 메타버스 서비스는 순항 중이다. 지난해 5월 정식 출시된 키즈토피아는 출시 10개월만인 지난 3월 이용자 30만명을 달성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브루나이 등에서 서비스 중이며 동남아시아에서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이다.
키즈토피아에서는 3D 가상 체험공간에서 탐험하며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고 동물·공룡 관련 백과사전 기반 지식 등을 학습할 수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영어교사 NPC를 통해 영어 학습도 가능하다. 자연 속에서 다양한 동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생태체험학습 콘텐츠 ‘지구사랑탐사대’와 우주체험 교육 콘텐츠 등도 즐길 수 있다. 키즈토피아는 LG유플러스의 키즈폰 ‘춘식이2’에 선탑재돼 접근성도 높였다.
아동에게 반응도 좋다. 튜토리얼을 통해 조작법을 쉽게 습득, 자유자재로 메타버스 콘텐츠를 즐기고 있다. 올해 키즈폰을 통해 키즈토피아를 처음 접한 박모(7)군은 “축구와 점프맵을 가장 좋아한다”며 “동물원에 가서 동물 퀴즈를 푸는 것도 재미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4월에 출시한 픽키즈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학예회·졸업식·현장학습 등 행사를 메타버스 공간으로 옮겨오는 서비스다. 행사 영상이나 사진 등을 메타버스 전시관에 업로드하면 학부모 등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편하게 이를 감상하는 구조다.
서울 양천구에 거주하는 40대 학부모 이모(여)씨는 “아이들 행사 때마다 연차를 매번 내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 입장에서는 활성화된다면 너무나 좋을 것”이라며 “학부모 모임 등도 메타버스로 활성화되면 더 참여가 수월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학 캠퍼스를 메타버스로 옮겨놓은 유버스도 점점 몸집을 키우고 있다. 지난달에는 연세대 창립 139주년 기념식에서 유버스 ‘메타연세’가 공개됐다. △언더우드관 △100주년 기념관 △노천극장 등 신촌캠퍼스의 모습을 가상공간에 구현했다. 사계절에 따라 캠퍼스의 모습도 변화된다. 팀프로젝트와 소모임 등도 메타버스를 통해 가능하다. 특히 화상·음성 회의뿐만 아니라 회의록 자동저장, 음성인식 기반 자막 자동 생성 등의 기능도 제공된다. 연세대 외에도 이화여대, 숙명여대 등 현재 9개 대학의 메타버스를 구축했다. 향후 AI를 접목한 기능도 지속해 개발, 검토 중에 있다.
다만 직장인 메타버스 ‘메타슬랩’은 아직 정식 출시되지 않았다. 앞서 공개된 메타슬랩을 살펴보면 실제 회사처럼 로비와 오피스공간, 1인 좌석, 미팅룸, 타운홀 공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자료 공유를 통해 업무를 보거나 화상회의, 사내교육 등을 메타버스 내에서 할 수 있었다. LG유플러스는 메타슬랩 관련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가 메타버스 관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지적도 내놨다. LG유플러스는 최근 메타버스 조직 일부를 전략 조직으로 재배치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신사업을 전개하는 과정 중 하나인 게이트리뷰를 거쳐 결정된 사항이다. 메타버스 사업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게이트리뷰에 선정된 사업은 본격 사업 확대를 위해 전략을 고도화하고, 나머지 사업은 R&D 과정을 지속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현대원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 교수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엔진이 힘을 얻기까지는 최소 5년~10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AI를 통해 메타버스는 더욱더 발전하고 탄탄해질 수 있는 기반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메타버스라는 이름의 가상 세계는 향후 우리가 갈 수밖에 없는 새로운 미래다. 현실 세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며 “당장은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지 않을 수 있지만 기업들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메타버스 속 미래 성장 엔진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