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상 교수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 보안 깨기 전 ‘보안 방패’ 만들 가능성 높아”

김정상 듀크대학교 교수는 17일 양자컴퓨터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보안을 깨는 창을 완성하기 전에 보안 시스템과 같은 방패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날 경상북도 경주 라한셀렉트 경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 강연에서 ‘양자컴퓨터 기술이 발전해서 보안상의 암호 체계를 깰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양자컴퓨터로 암호체계가 깨지면 비트코인은 문제가 아니고 우리의 금융 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는 엄청난 큰 위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다행인 것은 양자컴퓨터라는 창의 발전 속도가 느려서 방패(보안 시스템)를 만들 수 있는 기간이 있다”며 “7~8년 전부터 미국 정부를 중심으로 양자 내성 암호라고 해서 양자컴퓨터를 만들어도 깨지지 않는 암호 체계를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것이 개발돼서 어느 정도 대체하는 데 15~2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예측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방패를 만드는 속도와 창을 만드는 속도가 경쟁하는데 제가 보기에 아직은 창이 완성되기 전 방패를 만들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생각하기에 금융 시스템을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듀크대에서 재직 중인 김 교수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양자 과학 전문가다. 양자컴퓨팅 기업 아이온큐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양자 기술이 인공지능(AI)에 이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전통적인 회사가 20년이 지났을 때 판도가 어떻게 바뀔지, 앞서가고 있는 회사가 될지, (아니면) 아주 새로운 기회가 나올지는 AI나 양자 같은 기술이 판도를 많이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는 “AI는 하이프 커브의 성장 곡선을 많이 탄 것 같고 양자는 아직 초기 단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제가 1988년 물리학과 전공할 때만 해도 양자학은 기초과학의 영역에 있었는데 불과 40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새로운 성장 동력의 가능성을 가진 기술로 많이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양자컴퓨터와 기존의 컴퓨터는 보완 관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효율적인 기존 컴퓨터의 툴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고, (기존의 컴퓨터가) 못 하는 10%를 양자가 보완해 주는 식으로 갈 수 있다”며 “하이브리드 컴퓨팅에 대한 연구,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