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인식 대신 여권 정보로 월드코인 받는다”
‘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개발한 가상자산인 ‘월드코인(WLD)’을 여권 정보 기반으로 받을 수 있게 됐다. 기존 신원식별 수단인 홍채정보가 민감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차선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전 세계 1500만 월드ID 보유자와 월드앱 사용자들을 위한 블록체인인 ‘월드체인’을 공개, 기존 월드코인 프로젝트를 ‘월드 네트워크’로 확장 개편했다.
월드코인 개발사인 툴스 포 휴머니티(TFH)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어 뉴 월드’ 행사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올트먼과 TFH 공동창업자 알렉스 블라니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오브(Orb) △월드ID 3.0 △월드앱 3.0 △월드체인 메인넷 출시 △월드코인 리브랜딩에 대해 발표했다. 현재 사용자는 오브 기기로 개인 홍채를 인식한 뒤, 월드ID를 생성한다. 이후 가상자산 지갑인 월드앱을 통해 월드ID를 사용하고 월드코인(WLD)도 보관할 수 있다. 월드코인은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인 바이낸스와 빗썸 등에 상장되어 있다.
TFH는 ‘월드ID 크리덴셜’을 통해 사용자가 근거리무선통신(NFC) 지원 여권 정보를 월드앱에 저장하고 나이, 국적, 여권 소유권 등을 증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 신원을 공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TFH 설명이다. 또 인증된 여권 소지자가 오브의 홍채 인증 없이도 월드코인(WLD)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는 각국 정부의 개인정보보호 강화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앞서 국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지난달 말 TFH 등 월드코인 측에 과징금 11억원을 부과했다. 국내 가입자 3만명의 홍채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국외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특히 홍채정보는 개인식별은 물론 변경이 불가능한 민감정보에 해당하기 때문에 별도의 동의를 받고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TFH는 “개인정보보호위가 지적한 것처럼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경제가 확산됨에 따라 인간의 고유한 속성인 생체인식 같은 정보의 활용도 증가할 것”이라며 “TFH는 사용자 개인정보 및 데이터 보호를 최우선으로 최신 보안 조치와 익명화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위와 지속적으로 협력, 한국에서의 운영과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사용되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에 대해 적극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