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서 발 빼는 기업들···기술은 제자리, 법은 뒷북

가상과 현실을 연결하며 차세대 미래 먹거리로 불렸던 메타버스 사업에 기업들이 잇따라 발을 빼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콘텐츠와 사용자 경험에서도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 점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메타버스와 관련한 법과 제도가 뒤늦게 정비되고 있어 향후 메타버스가 다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꿈의 플랫폼’에서 ‘현실의 한계’로···메타버스, 기업 철수 잇따라
31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 23일 메타버스 플랫폼 ‘넥슨타운’ 서비스를 약 2년 만에 종료했다. 2022년 9월 출시된 넥슨타운은 초기에는 이용자들의 관심을 받았으나 지속적인 관심을 유지하는 데 실패하며 결국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컴투스도 2023년 8월 메타버스 계열사 ‘컴투버스’를 설립하고 금융·교육·의료·정보기술(IT) 등 여러 분야의 기업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지만 영업 적자가 누적되며 결국 서비스 잠정 중단에 들어갔다.
이동통신 3사 중 유일하게 메타버스 사업을 유지해온 SK텔레콤도 오는 3월 31일 서비스 4년 만에 ‘이프랜드’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북미, 유럽,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했지만, 산업 침체와 이용자 감소 흐름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메타버스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축소하는 가운데, 관련 법과 제도가 이제야 논의되는 점이 비판받고 있다.
국회의사당 전경. [사진=굿모닝경제]
◇기업은 메타버스 사업 정리 중인데 법안은 이제 발의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대구 북구을)은 이달 ‘메타버스콘텐츠 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 의원 등 국회의원 15인은 지난해 12월 31일 메타버스콘텐츠진흥에 관한 법률안을 제안했다. 이 법안은 현재 지난 2일자로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접수된 상태다.
김 의원 등은 “세계 각국 및 기업들의 메타버스콘텐츠에 대한 개발 경쟁은 더욱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법률이 부재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메타버스콘텐츠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법률을 마련함으로써 메타버스콘텐츠산업이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법안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메타버스 콘텐츠 산업의 진흥을 위한 시책과 기반 조성, 이용자 보호 및 규제개선 등에 대한 사항을 담고 있다. 그러나 산업 침체가 이미 깊어진 시점에서 뒤늦게 논의되는 법안이 시장 회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을지는 물음표다.
메타버스 산업은 초기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으며 막대한 투자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며 사업 성과가 부진했고, 결국 주요 기업들의 철수와 축소로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시장이 과잉 기대를 조정하는 시기”라며 “법과 제도, 그리고 기술 혁신이 뒷받침된다면 메타버스 산업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에 따르면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89억8000만 달러에서 오는 2033년 2조3697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연평균 성장률(CAGR) 38%에 달하는 수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단순 유행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콘텐츠와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 개발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뒤늦게 발의된 메타버스콘텐츠 진흥법이 기업들의 도전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